입양한 6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가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불에 탄 시신의 유골을 둔기로 부숴 없애는 등 치밀함과 잔혹성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추가 수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7일 오전 범행 장소인 포천 일대에서 현장 검증을 벌인다.

경찰은 딸을 살해한 포천시 신북면 양부모의 주거지를 비롯해 사체를 불에 태운 영중면 야산, 양부 A(47)씨가 일했던 염색공장 등 3곳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A씨는 시신을 훼손할 당시 사용한 가스 토치(불꽃을 일으키는 기구)를 섬유 염색 공장에 숨겼다.

이와 함께 학대에 가담한 A씨의 부인 B(30)씨, 동거인 C(19·여)씨 등은 지난달 29일 아이가 사망한 것을 확인한 후, 시신을 불에 태워 없애기로 공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딸이 죽은 다음 날인 30일 오후 5시 20분께 시신을 불에 태울 장소를 사전 답사했고, 같은 날 오후 11시쯤 영중면 야산으로 옮겨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이런 사실을 추가해 다음 주 초께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현재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학대치사와 사체손괴·유기 등이지만, 경찰은 검찰 송치 단계에서 살인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