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6살 딸을 학대 끝에 숨지게 한 양부모가 두 달 동안 아이에게 거의 밥을 주지 않았고, 지난 추석 연휴 3일간 딸을 베란다에 묶어 놓은 채 자신들은 고향에 내려가는 등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고의적으로 딸을 죽인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12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
11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양부 A(47)씨와 부인 B(30)씨 등은 딸이 식탐을 한다는 이유로 올해 7월부터 잔혹한 학대를 시작했다.
딸이 죽기 2개월 전부터 매일 손과 발, 어깨 등을 투명테이프로 감아 재웠고, 밥도 거의 주지 않았다.
특히 지난 추석 연휴 3일간 자신들은 고향으로 가면서 딸은 베란다에 묶어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흘간 밥은커녕 물 한 모금 주지 않고 고향에 내려갔다.
입양한 딸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에서 사실상 집 안에 감금돼 있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사건에 가담했던 동거인 C(19·여)씨의 남자친구는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진술했다.
C씨의 남자친구는 경찰 조사에서 "2개월 동안 양부모가 3~4차례 정도만 밥을 줬고, 반찬도 김치 한 가지였다"며 "아이는 양부모의 학대에 별다른 저항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모 B씨는 딸을 입양한 것을 후회했다는 진술도 경찰에서 했다.
경찰은 B씨가 이웃들로부터 "딸이 당신을 친엄마가 아니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들은 뒤 입양한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아이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6살 아이가 기아상태에서 17시간 동안 묶여있었던 지난 9월 28~29일(사망 시점) 당시 포천 지역의 최저 기온은 14도 정도로 저체온증 또는 질식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