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유족들에겐 희생된 아들·딸, 형제·자매의 기억이 잠들어 있는 곳.

진통 끝에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한시 이전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이 두 달 넘는 구현작업을 마치고 이르면 다음 달 초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억교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2학년 학생과 교사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 교무실 1칸을 말한다. 참사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존치교실', '4·16 교실'로도 불린다.

참사 이후 2년 4개월 동안 학교에 보존돼 온 기억교실의 책상, 의자, 추모 물품과 개인유품은 지난 8월 20∼21일 안산교육청으로 옮겨져 그동안 원래 모습을 최대한 구현하는 작업이 진행돼왔다.

교실 안 책상, 의자, 개인별 유품 정리, 1∼2층 계단 벽면 도색작업은 끝났고 2층 교실 진입부 벽면과 건물 외벽 상징물 설치 등 일부 작업은 아직 디자인과 문구가 확정되지 않아 협의 중이다.

문구와 디자인이 확정되면 건물 외벽 상징물은 가로 5m 세로 5m 크기로 제작돼 현재 외벽에 설치된 '여러분의 못다 이룬 뜻, 새로운 교육으로 밝히겠습니다'란 문구 플래카드를 대체하게 된다.

이와 함께 반별로 추모·기억 상징물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현된 기억교실은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 때까지 한시적으로 보존·전시된다.

4·16가족협의회 산하 416 기억 저장소 이지성 소장은 "구현작업에 예상한 것보다 시간이 더 걸려 11월 초나 중순쯤 기억교실을 일반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임시로 이전한 곳이다 보니 비좁고 여러 가지 여건상 원래 모습을 재현하기 어려워 구현하는 데 그쳤지만, 4·16 안전교육시설이 건립되면 원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영구적으로 보존 전시할 수 있는 기억교실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억 저장소는 교실이 원래 모습을 구현해 다시 개방되면 교실방문 추모객을 대상으로 '기억교실→기억전시관→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 코스를 둘러보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는 '기억과 순례의 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단원고 주변 한 상가건물 3층에 마련된 416 기억전시관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내년 1월 9일(세월호 참사 100일)까지 홍성담 작가의 세월호 참사 관련 그림 17점이 전시되고 있다.

그림 전시와 더불어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단원고 희생자 261인을 위한 기억 시 낭송문화제가 열린다. 이번 주 21일에는 다섯 번째 순서로 2학년 3반 학생들을 위한 기억 시 낭송문화제가 이어진다.

이 소장은 "앞으로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안전교육시설이 건립되면 추모기억공간으로서 역할은 물론 대한민국이 안전한, 생명존중의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