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파업이 최장기 기록을 세우며 5주차에 접어들었지만, 노사 양측이 평행선만 달리면서 제로섬게임(zero-sum game)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오후 5시30분께 지하철 3호선 고양시 대곡역에서 오금역 방면으로 출발하려던 전동차 안에서 연기가 발생해 승객 220여명이 승차장으로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선 지난 22일 오후 3시께에는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행 전동차가 기관 고장을 일으켜 멈춰서면서 승객 150여명이 비상등만 켜진 전동차 안에 갇혀있다 걸어서 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왕십리행 전동차 사고의 경우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군 출신 기관사가 운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시민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코레일 노사는 이번 사고에 대해 서로에게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면서 현재까지 마땅한 중재안이 없는 상태다.
코레일은 현 정부가 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자신들만 예외 기관으로 인정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철도노조 또한 성과연봉제 저지를 명목으로 파업에 돌입한 만큼, 같이 파업에 돌입했던 서울도시철도 노조의 성과연봉제 유예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전에는 파업을 철회할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파업 장기화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아마도 노사 둘 중 한쪽이 백기투항해야 하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하다"며 "시민들을 볼모로 한 사측은 정부 눈치 보기, 노조는 잇속 챙기기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