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순실 특별수사본부'에 수사 인력을 대거 증원하기로 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여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를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31일 "현재 수사 내용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팀을 확대하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27일 처음 최씨 고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한웅재 부장검사)팀에 최정예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를 더하고 각 부서에서 차출한 검사들까지 지원 보내 검사 기준 15명 안팎의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다.
첨단범죄수사1부가 전원 투입되면 이번 사건의 수사 및 지휘에 참여하는 검사는 20명 안팎으로 늘어나게 된다. 각 부 소속 수사관들에게 디지털포렌식(디지털 자료 분석) 업무 등을 돕는 지원 부서 인력까지 더하면 최씨 의혹 수사에 투입된 수사 인력은 줄잡아 100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13년 문을 닫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 인력 수준에 필적하는 규모로 평가된다.
중수부 출신 검사는 "과거 중수부가 대선자금 수사 등 초대형 사건을 진행할 때도 지원인력을 포함해 최대 수사 인력이 20명을 넘은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미니 중수부'라는 평가 속에 출범한 대검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소속 검사가 총 11명인 것을 고려하면 검찰이 이번 사건에 얼마나 많은 전력을 쏟아붓고 있는지를 짐작게 한다.
검찰은 전날 전격 귀국해 출석을 앞둔 최순실씨를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서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던 최씨는 전날 오전 영국 런던에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을 타고 입국했다.
검찰은 전날 사표가 수리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도 출국금지하고 조만간 소환 조사를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기업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에 있던 안 전 수석은 '강제 모금'의 배후로 의심받는다.
두 재단 출범 이후 안 전 수석은 K스포츠재단과 최씨 개인 회사로 알려진 더블루케이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만나고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등 최씨를 도왔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안 전 수석은 최씨의 K스포츠재단를 좌지우지했다고 폭로한 이 재단 정현식 전 사무총장에게 다른 사람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최씨 측에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업무 자료를 대량으로 유출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 전 비서관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검찰은 최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자금을 유용하거나, 합법적 사업을 수주받는 형태로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서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최씨와 또다른 '비선실세'로 알려진 차은택(47) 광고감독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본부는 또 30일 차씨 측 측근으로 알려진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사에 지분 80%를 내놓으라고 협박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광고사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는 검찰이 대기업 상대 '강제 모금' 의혹에 이어 '광고사 강탈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사본부는 29일부터 30일 오후 5시까지 청와대 압수수색을 진행해 7상자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의 사무실에 강제 진입하지는 못하고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의 협조로 순조롭게 진행됐다"면서 "청와대는 향후 추가로 필요한 자료 임의제출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