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대학생협의회 소속 학생 시국선언9
경기도대학생협 '연합 시국선언' 31일 오후 안산시 상록구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서 경기도대학생협의회 소속 학생들이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에 항의하는 연합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오물통 검찰청 난입 시민 제지
법조계 "대통령제 유린" 분개
각계각층서 시국선언 잇따라
한신·인하대 등 교수들 동참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했지만, 시민들의 반발 여론은 오히려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 시민은 오물통을 들고 검찰 청사로 난입하려다 제지당했고 인터넷 관련 게시판마다 '용서 못 한다'는 글들이 도배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인천지역 교수들이 또다시 시국선언을 하는 등 각계의 시국선언이 확산되고 있다.

최씨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죽을죄를 지었다. 죄송하다.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라며 흐느꼈다.

조사를 받기 위해 최씨가 청사로 들어가고 얼마안돼 한 남성이 오물통을 들고 청사로 난입하려다 제지당하면서 보안 요원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청사 입구에 오물이 뿌려졌다. 중앙지검 입구에는 최씨 출석 전부터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최씨를 비난하거나 '대통령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TV 중계를 통해 최씨의 검찰 출석 장면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더욱 냉담했다. 공무원이라고 밝힌 문모(31·여)씨는 "실망과 좌절, 분노를 느껴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고, 인천 연수구에 사는 시민 조모(30)씨도 "(최씨가)눈물을 흘리는 데도 전혀 진실해 보이지 않았다"며 "검찰의 수사결과도 신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법조인들도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에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도 "너무 충격적이어서 할 말이 없다"며 "지금 벌어진 일은 단순히 실정법 위반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이 정한 대통령제가 유린당한 것이라고 본다. 차라리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고 분개했다.

각계각층의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강남대, 경기대, 수원대, 수원여대, 안양대, 중앙대 안성캠퍼스, 한국산업기술대, 협성대, 한양대 ERICA 캠퍼스 등이 소속된 경기도대학생협의회는 이날 시국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교수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한신대와 인하대 교수들은 이날 각각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인천대 교수들은 1일 오전 11시 시국선언을 예고했다.

문화계에서도 시국선언이 잇따랐다. (사)인천 민예총 회원 70여 명은 '국민을 외면한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결코 민의를 수렴하고 대변할 수 있는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주엽·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