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801000529500025001.jpg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최순실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을 수습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정세균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를 전격 방문,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현 정국을 타개할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회가 합의해 총리를 추천해 주면 총리로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혀 김병준 총리 내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야당이 '김병준 총리 내정 철회가 선결조건' 이라고 밝히면서 영수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이같이 제안함에 따라, 정국돌파의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한광옥 비서실장과 허원제 정무수석이 수행하는 가운데 국회에 도착해 정 의장과 회동했다.

이번 국회 방문은 여야 각 당과 미리 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청와대는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공식 발표했다.

박 대통령과 회동한 정 의장도 "어젯밤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완곡하게 사양했으나 무조건 오시겠다고 해 그러시라고 했다"고 밝혀 이날 회동이 전날 밤 긴급하게 추진됐음을 시사했다.

예정된 시간에 국회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정진석 새누리 원내대표와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의 영접을 받아 국회로 입장했다.

박 대통령이 입장하는 국회 본청 앞에는 야당 의원들이 하야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의 회동은 13분 만에 마무리됐다.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정국수습을 위해 국회가 추천한 총리를 임명해달라는 야권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합의해 추천한 총리를 임명하겠다는 것은 현 김병준 총리 내정을 철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총리 내정자도 전날 "여·야·청이 합의를 봐서 좋은 총리후보를 내면 저의 존재는 없어지는 것"이라며 총리 문제 해결의 길을 열어놓은 상황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정 의장에게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큰 책무라고 생각해 이렇게 의장을 만나러 왔다"며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어렵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내부적으로 조선ㆍ해운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데 어려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데 국회가 나서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