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 내각 통할 어디까지
국회 추천 수용 '총리 책임제' 확실
야 "국정동력 소멸 모든 권한 이양"
여 "고유 권한까지 포기 헌법 배치
경제·사회 통할 대신 대외적 역할"
◈누가 거론 되나
김종인·손학규, 가장 많이 하마평
국민의당 부담 없고 親文은 '반대'
여, 김황식·김무성·이인제 거론
서청원도 여야 원만 이름 오르내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 '국회 추천 총리' 수용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김병준 총리 지명 철회 수순에 돌입한 것은 "총리 지명 철회 없이는 해법에 한발짝도 다가설 수 없다"는 야권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를 찾아와 입법부 수장을 만나 총리 인선문제를 협의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 새 총리 내각 통할 어디까지 하나
= 박 대통령은 이날 정 의장에게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 준다면 총리로 임명해 내각을 통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거국중립내각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총리가 내각을 통할토록 하겠다"고 언명함으로써 '책임총리제'는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총리 지명권을 내려놓은 셈이다.
그러나 야당은 여야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총리는 국정의 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의 국정 동력은 소멸한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사실상 대통령을 궐위 상태로 보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헌법상 대통령 고유 권한까지 포기하는 것은 사실상 하야하는 것이며, 헌법에 배치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책임총리로서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요구권을 행사하고 경제·사회 관련 부처의 내치(內治)를 통할하는 대신 대외적인 역할은 대통령이 맡는 방식이 새누리당의 구상이다.
■ 국회 추천 총리 누가 거론되나
= 박 대통령이 '김병준 카드'를 사실상 철회하면서 차기 총리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사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한 인물이면서 국민의당에서도 크게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친문(친문재인)계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한완상 전 통일원 장관과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등도 야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할 경우 차기 대선을 앞두고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공이 여권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이럴 경우 여권에서 거론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김무성 전 대표, 이인제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도 출신 인사로는 친박계의 맏형이면서 고비 때마다 물밑에서 야당과 접촉해온 7선의 서청원 의원의 역할론도 대두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정 의장을 찾은 결정적인 막후 역할을 한 장본인이기도 한 서 의원은 야당 인사들도 어려움이 있을 때 부탁할 정도로 폭넓은 관계를 맺어와 부담이 적다는 평이다.
경제위기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경제부총리 출신도 적임자라는 의견도 있다. 이헌재·진념·강봉균 전 경제부총리 등이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