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이 운동장 안으로 '난입'했다. 아무도 제지할 수 없었다. 아니, 제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어우러졌다. 환호의 도가니였다. 모든 감정이 하나로 녹아드는 용광로였다. 축제였다. 지난 주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길게 울려 퍼지는 순간, 인천유나이티드축구단 홈구장은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의 현장으로 변했다.

지난 5일 인천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인천 경기장에서는 수원FC와의 강등권 탈출을 위한 최후의 일전이 벌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인천은 1-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둬 가까스로 10위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자력으로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한 것이다. 최종전이 승리로 끝나고, 클래식 잔류가 확정되자 감격에 겨운 인천유나이티드의 관중들이 운동장 안으로 뛰어들어 선수들을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취재기자는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될 진풍경에 경호원들도 팬들의 일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라운드는 '살아남은 자의 기쁨'을 만끽하는 축제의 장이었다"라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시즌 내내 부진했다. 강등후보 1순위로 꼽혔다. 인천의 강등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감독을 바꾸고 팀을 재편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후 8경기 연속 무패로 상승세를 탔다. 시민들의 응원이 계속 이어졌다. 선수들도 시민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구단의 살림을 뒷받침하는 인천광역시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날 감동의 현장은 그러한 응원과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그러기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비록 꼴찌들의 시합이었지만 1등의 경연 못지않았다.

사실 인천유나이티드의 내년 전망 역시 밝다고 할 수는 없다. 구단을 옥죄는 재정난 때문이다. 주축 선수들이 몸값을 올려 받으며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도 속수무책이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강등권을 극적으로 탈출한 경험은 두고두고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자신감을 되찾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한 것은 무엇보다도 값진 소득이다. 관중들의 난입이 '용서되는' 주말이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클래식 잔류를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