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합도는 황해남도 옹진반도 끝 부분에 있는 섬으로, 백령도에서 18㎞가량 떨어진 곳이다. 김정은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접 최전방까지 와서 포사격 훈련을 참관한 것이다.
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서부전선에 위치한 마합도방어대를 시찰하시였다"며 "감시소에 오르시여 방어대의 화력타격계획에 대한 보고를 청취하시고 포 배치와 전투동원 준비 상태를 구체적으로 료해(시찰)하시였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이 "불의에(불시에) 마합도방어대 1중대 2소대 3포를 이미 차지한 진지에서 기동시켜 정해준 목표를 타격할 데 대한 명령을 주시고 포실탄 사격훈련을 지도하시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사격명령을 내리시자 전선 수역을 통채로 들었다 놓는 요란한 포성이 울려퍼지고 멸적의 포탄들이 대기를 가르며 날아가 정해진 해상목표를 정확히 명중하였다"고 묘사했다.
김정은은 "싸움이 터지면 마합도방어대 군인들이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휘능력 향상, 새로운 포병전법 연구, 일상적 전투동원 준비 등 "방어대의 싸움준비 완성에서 나서는 귀중한 가르치심을 주시였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그는 "이곳 방어대와 같이 적들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의 군인들은 그 누구보다 혁명적 신념이 투철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단방에 목표를 명중한 군인들을 모두 업어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포병들의 실력에 만족하고, "전선수역의 이 섬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불침의 전함으로, 오늘의 월미도로 확고히 전변시키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방어대 지휘부와 병실, 교양실, 식당 등을 돌아보며 군인들의 생활에 관심을 표시했으며, 군인들에 대한 후방 공급 실태와 자녀 교육문제 등도 물어봤다고 통신은 밝혔다.
북한이 '마합도방어대'라는 부대 이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1995년 우리 해군 고속정이 북방한계선 부근을 항해 중인 미확인 선박을 확인하기 위해 NLL 쪽으로 접근했을 때 마합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해온 바 있다.
김정은이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 직후 남북이 대치하는 서해 접경지역을 직접 찾아 불시에 포사격 훈련을 지도한 것은 존재감을 과시할 목적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군 관련 행보를 보도한 것은 그의 군부대 시찰(9일) 보도 이후 이틀 만이다.
이날 시찰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길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 리성국 인민군 제4군단장, 군단정치위원인 리영철 소장 등이 동행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한편 화력지휘국장으로 알려졌던 박정천은 '조선인민군 포병국장'으로 보도에 호명돼 직책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박정천은 지난 3월 북한 보도에서는 중장으로 거론됐으나 이날 보도에서는 육군 소장(별 1개)으로 나와 계급이 다시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
박정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시 중장(별 2개) 계급장을 달고 등장한 이후 2013년 4월 상장(별 3개)으로 진급하며 실세로 부상하는 듯했으나, 이후 중장→상장→소장→중장 등으로 계급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