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최순실 민원해결사 장관" vs 조윤선 "입증 못하는 익명의 제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긴급현안질문에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11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긴급현안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조 장관도 의혹들에 조목조목 해명했다.

박 의원이 "문체부 장관 임명은 최씨의 민원해결사로서 아주 편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자 조 장관은 "입증할 수 없는 익명의 제보로 말씀하신다면 그 분들을 밝혀달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조 장관이 2014년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아시안게임에서 입상한 선수들과 찍은 사진에 최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등장한 것을 거론하며 연결고리를 추궁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선수들을 모두 초빙한 청와대 오찬장에서 여러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이고 어느 선수가 있었는지는 일일이 기억 못한다"고 해명했다.

로펌 김앤장에서 일하는 변호사인 최씨의 조카 사위와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냐는 추궁도 이어졌다. 조 장관은 "그 분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았고, 교문위에서 설명드린 사안"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조 장관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드래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을 언급하며 "YG엔터테인먼트는 조 장관의 딸이 비정상적으로 인턴을 했던 곳"이라고 지적하자 조 장관은 "비정상적이지 않다"며 "지난해 말 지드래곤을 포함한 가장 각광받는 예술가 3인의 인터뷰를 제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우 전 수석과 만나는 장면을 목격한 제보가 있다. 조 장관의 씀씀이는 유명하다. 상당수는 김앤장에서 비자금으로 쓰였고, 일부는 우 전 수석 부인 등 권력 실세들의 부인들에게 선물을 주는 루트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긴급현안질문 도중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가수 지드레곤이 함께 찍힌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조 장관은 "우 전 수석의 부인은 잘 알지 못한다. 변호사 시절 사용한 금액은 인사청문회때 해명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파이어 브로치를 선물한 적 있지 않느냐"고 따지자, 조 장관은 "고가의 제품을 선물한 적 없다. 선거 때 대중에게 보이기에 적합한 소박한 것들만 사서 드린 적은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조 장관이 모른다고 하지만 이를 목숨걸고 증언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형사고발은 안하고 언론중재 신청만 하느냐"고 다그쳤다.

그러자 조 의원은 "정정보도 신청외에 언론 상대로 법적 조치 하고픈 마음은 없다"며 "제가 하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반복적으로 답변하는 일외에 제가 입증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익명 뒤에 숨어 주장하는 사람이 실명으로 나와서 검증해서 각자 책임질 있으면 책임지면 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임명 과정이 매우 불투명하며 이제 문체부 장관으로서 조 장관은 이제 더 이상 영(令)이 서지 않는다. 어떻게 평창 동계올림픽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는가"라며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조 장관은 "장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사퇴는 제 개인이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금 문체부는 직원들은 본인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건에 휘말려 굉장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 할일은 조직을 안정시키고 상처를 어뤄만줘 주는 일이며 마지막 날까지 소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양형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