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국의 향방을 가늠하게 될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12일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될 3차 주말 촛불집회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가 거의 대부분 참여하는 이번 촛불집회에는 야당 지도부들까지 총 출동하고 나선다.
야권과 진보진영은 이날 집회 이후 청와대와 정부의 반응에 따라 이후 대응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여, 이날 촛불집회는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들이 거의 망라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이 민중총궐기 집회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대학로와 종로, 남대문, 서울역, 서울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사전집회가 열리며, 사전집회를 끝낸 노동자, 청소년, 대학생, 여성계, 농민 등 각계각층은 집단적으로 오후 4시 서울광장 집회에 결합할 예정이다.
이날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버스와 철도 등을 이용해 상경한 시민과 청소년 등이 대거 결합할 예정이어서, 참가 인원이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의 인원인 주최측 추산 70만 명, 경찰 추산 8만 명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측은 12일 집회에 최소 50만명 최대 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를 가득 채울 만큼의 인원이다.
경찰측도 4시 집회에 참가하는 인원을 16~17만명으로 예상, 광우병 촛불집회 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모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약 1시간 가량의 민중총궐기 집회가 끝나면 시민들을 촛불을 들고 4개의 경로로 나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게 된다.
추최측은 종로와 서대문, 을지로 등 4개 경로를 통해 청와대 진입로인 종로구 내자동로터리까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최소한의 교통 소통 확보를 이유로 그보다 남쪽으로 내려간 지점까지만 행진하도록 조건을 붙여 주최 측에 통보한 상태다.
이에 반발한 참여연대가 법원에 금지통고 집행정지를 신청해 이날 오전 11시 심리가 열릴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과 관계없이 경찰이 청와대의 안전을 이유로 행진을 중간에 차단할 가능성도 있어서, 이 과정에서 충돌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단 주최측은 이날 집회와 행진을 최대한 경찰과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진이 끝나는 오후 7시께부터는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전인권·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발언,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다음날까지 '난장' 행사가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들은 이날 집회가 향후 정국을 가를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일제히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하고 나선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의 대선주자들도 대부분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야당 참석자들은 거리행진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며, 각 당별로 서울광장 집회 전후에 별도의 집회를 마련해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272개 중대 2만5천여명을 서울광장과 광화문·종로·을지로 등에 투입해 집회 질서 및 안전유지에 나선다. 이전 두 차례 촛불집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최대한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상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