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이하 중앙회)가 경기 도내에 하나로마트 입점을 대거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농협과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16일 농협하나로유통에 따르면 신도시 조성사업이 진행되는 화성 동탄과 김포, 양주, 파주 등 4곳에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유통센터를 개점 할 계획이다.

동탄의 경우 기존 하나로마트혼수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해 유통센터를 입점시킬 계획이며, 김포의 경우 입점 가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양주 고곡동 유통센터도 내년 하반기 개점을 목표로 건축공사를, 파주 운정지구 유통센터의 경우 지난 2013년 파주시와 업무협약을 하는 등 개점 절차를 진행중이다.

반면 각 지역에서 하나로마트를 운영 중인 지역농협들은 중앙회의 이 같은 거침없는 '지역 확장'에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농협은 이미 일반 대형마트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사업영역까지 겹친 중앙회 매장이 들어설 경우 중소형 매장 형태의 지역농협 마트들은 설 땅을 잃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 동탄신도시 초기단계부터 중소형 하나로마트를 운영 중인 동탄농협과 태안농협의 경우 중앙회의 입점 계획이 알려지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고, 김포농협은 지역농업계 발전 차원에서 공을 들인 로컬푸드직매장의 매출 감소를 우려해 중앙회 마트의 지역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파주와 양주지역 농협들 역시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하나로클럽의 매출 감소를 우려해 중앙회 마트의 지역 확장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포농협 관계자는 "중앙회가 로컬푸드직매장을 육성하겠다고 말하면서 사업영역이 겹치는 유통센터 건립을 계획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저금리 등으로 수익 기반이 열악해진 지역농협들만 사지로 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나로유통 관계자는 "경기농협을 통해 지역농협들의 반발을 절충해 나가려고 한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일부 지역은 지역농협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