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빠르면 이번 주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0일 오후 새누리당 비박계를 중심으로 결성된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남 지사는 김용태 의원과 회동을 갖고 이러한 뜻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대표의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 등을 주장해온 남 지사는 "오랜 시간 고민하지 않겠다"며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이번 주 내에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다. 원조 소장파이자 대선 주자인 남 지사의 탈당이 현실화될 경우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남 지사의 탈당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당장 도의회가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남 지사와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진행 중인 2기 연정의 향방에도 도의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표면적으로 연정의 주체는 남 지사와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 등 3개 기관이기 때문에 남 지사가 탈당하더라도 3주체 간 연정이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용적으로는 2기 연정이 '남 지사+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여야 연정'으로 진행됐던 만큼, 주된 한 축인 남 지사+새누리당이 해체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게 도의회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달리 별도의 정책을 구상했다기 보다는 남 지사의 역점 사업을 고스란히 당 차원의 정책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남 지사가 새누리당을 탈당할 경우 도의회 새누리당이 이전처럼 '무소속' 남 지사의 동맹군 역할을 자처할 지는 미지수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당이 꾸려질 경우 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연정이 새로운 정당과 새누리당·민주당 간 '3정당' 체제로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연정을 주도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확대 해석엔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17일 경기도 'G-SEEK 추진단장'직을 내려놓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남 지사의 탈당 의사에 대해 "평소에 그런 사람이 아닌데 결연한 행동을 할 것 같은 태도에 놀랐다"면서도 "(남 지사의 태도)기대를 하고 있고, 정치인은 혼란시기에 항상 원칙과 정도를 지켜야 한다"며 높게 평가했다.
/이경진·강기정기자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