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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촛불집회. 이철성 경찰청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53주년 경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성 경찰청장이 26일 토요일에 열리는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5차 촛불집회에서 시위대 행진을 청와대 남쪽 율곡로까지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1일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청장은 "적은 인원의 행진이라면 신교동 교차로까지 갔다가 집회 시작할 때 합류하는 것은 허용한 전례가 있지만 율곡로 북쪽으로는 어렵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청장은 "율곡로 북쪽 구간 행진을 시간 제한 없이 제한하면 은평구에 사는 시민들이 거의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교통이 혼잡해지고, 경찰도 일하기가 어렵게 된다"며 양해를 구했다.

19일 서울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주최 측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등 청와대와 근접한 지점을 포함한 8개 경로를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율곡로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지점까지만 행진하도록 조건을 붙였으나 법원은 주최 측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율곡로까지 행진을 허용했다.

이 청장은 "이번에는 사전에 폭력을 계획하고 기도하는 일은 없겠지만 '너무 평화집회만 하면 무르다'며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일단 신고를 받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26일 서울 집중집회에는 300만명 참가를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많은 인원이 몰리는 만큼 안전관리에도 주안점을 둬 집회를 관리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경찰이 집회관리에만 치중하느라 안전에 소홀한 점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서울시와 협의해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게단 등 집회 장소와 인접한 역사에 안전관리 인력을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평화시위를 강조하며 경찰 버스로 만들어진 차벽에 꽃 그림 스티커를 붙인 것에 대해 "어떻게 다 뗄지 걱정돼 쉽게 떨어지는 것만 떼고 나머지는 그냥 두라고 했다"며 "경찰을 때리기보다 꽃을 붙여주니 우리 입장에서는 훨씬 낫다"고 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