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의 불청객 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농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가금류에 대한 방역작업과 살처분에 나서고 있지만 서해안과 수도권, 중부내륙을 따라 AI 확진 판정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7일 축산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천시 부발읍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 400여 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검사 결과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전날 오후에는 양주시 백석읍의 한 양계농장에서 닭 300여 마리가 폐사한 바 있다. 앞서 20일에는 양주에서 집단 폐사한 닭 240여 마리가 고병원성 H5N6형 AI로 확진 판정받기도 했다.

전국 최대 닭 사육지인 포천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2일 AI 의심신고를 했던 영북면의 한 산란계 농장의 닭을 정밀조사한 결과, 고병원성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포천에서는 지난해 1월과 4월에 이어 2년 연속 고병원성 AI가 발생, 닭 1천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지역 225개 농가가 불안에 떨고 있다.

현재 도에서 AI 확진 판정을 받거나 피해 의심신고가 접수된 곳은 양주·포천·이천·안성 등 4개 지자체의 농가 6곳이다. 26일까지 도에선 AI 확진과 예방에 따라 닭 20여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이처럼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지난 25일에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경기도 북부청사를 찾아 남경필 도지사와 '고병원성 AI 방역 대책 점검회의'를 열기도 했다.

경기지역에서 사육되는 닭은 578농가 3천287만마리로, 전국 사육량(1억5천649만 마리)의 21%에 달해 앞으로 AI가 더 번질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는 34농가 30만 마리로 전국 사육량(877만마리)의 3.4%를 차지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25일 0시부터 27일 0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단위로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도에선 북부청사 내에 6개 반 25명으로 구성된 AI방역대책본부를 운영하는 한편 다음 달 4일까지 철새도래지 등을 중심으로 AI 일제 검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승용·최재훈·김연태기자 p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