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길병원 인공지능 '왓슨' 대장암 환자 첫 진료 성공10
5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 가천아카데미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정흠 교수가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암환자 치료를 위해 도입한 미국 IBM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의 첫 진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국내 최초로 美 IBM서 도입… 대장암 3기 환자 정보 입력 분석
이언 단장 "최적화된 진료에서 수술까지 원스톱 왓슨센터 해결"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로 암 환자를 진료하는 시대가 열렸다.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암 환자 치료를 위해 도입한 미국 IBM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의 첫 진료가 5일 진행됐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9월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을 암 진료와 치료에 도입키로 하고 롯데호텔에서 IBM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3개월 여 간의 준비 끝에 이날 인공지능 슈퍼컴퓨터가 첫 환자를 진료했다.

5일 오후 길병원 본관 1층에 자리한 '왓슨 암센터'에서는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조태현(61) 씨가 첫 환자로 등록해 인공지능의 진료를 받았다.

조 씨는 지난 11월 9일 대장내시경 후 조직 검사를 통해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고, 가천대 길병원에서 11월 16일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혹시 남아있을 암세포 제거와 재발 방지를 위해 보조 항암 치료가 필요했고, 이에 왓슨 암센터를 방문하게 됐다.

길병원 의료진은 조 씨의 나이를 비롯해 몸무게, 전신상태, 기존 치료방법, 조직검사결과, 혈액검사 결과, 유전자 검사 등의 환자 정보를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에 입력해 치료방법 등을 분석하도록 했다.

왓슨은 5분도 안돼 입력된 정보를 토대로 조 씨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왓슨 자체분석결과 가장 점수가 높게 평가된 항암 치료제인 FOLFOX(폴폭스)와 CapeOX(케이폭스)란 약물 중 하나를 선택해 복용하는 요법이 의료진에게 제안됐다. 이는 의료진이 당 초 실시하려던 치료 방법과 동일한 결과였다.

조 씨의 주치의인 가천대 길병원 백정흠 외과 교수는 "우리는 왓슨에 조 씨가 이미 복강경 수술로 한 차례 암세포를 제거했다는 사실을 입력했고 동시에 다양한 조 씨의 신체 정보를 제공했다"며 "의료진과 왓슨 모두 혹시 모를 암세포를 제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항암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항암치료를 위해 제안된 방법도 현재 효과가 가장 우수한 항암 약물로 병행 투여하는 방법을 제안했으며 이 부분도 예상된 결과였다"고 덧붙였다.

5일 길병원에서 국내 첫 번째 왓슨 진료를 받은 조 씨는 "인공지능 왓슨에 대해 방송과 신문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접했다"며 "왓슨 센터에서 주치의, 다학제 진료, 왓슨의 진료 등을 거쳐 결정된 치료 방침인 만큼 보다 신뢰가 가고, 벌써 치료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길병원 왓슨 암센터는 290여종의 의학저널 및 전문문헌, 200종의 교과서, 1천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습득한 왓슨 슈퍼컴퓨터를 비롯해 총 8개 전문 진료과 30여 명의 전문 의료진으로 구성돼 가장 최적화된 암 진료와 치료를 하게 된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 이언(신경외과) 단장은 "암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슈퍼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가장 최적화된 진료와 치료를 받게 된다"며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지 않아도 원스톱으로 암 진료에서부터 수술까지 왓슨 암센터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