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외신들도 한국의 재계 총수들이 대거 청문회에 출석한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CNN 6일 서울 특파원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좀처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국의 재벌 총수 8명이 한꺼번에 국회에 출석했다"며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재벌 총수들은 국회의원들로부터 최순실 관련 재단에 돈을 기부하면서 대가를 받았는지 집중 추궁을 당했지만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재벌 총수들의 청문회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정치인과 재벌 간의 은밀한 관계에 대한 의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햇다.
특히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동시에 재벌에 대해서도 공모자라고 주장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재벌 총수들이 청문회에 출석한 건 지난 1988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며 "당시 재벌 총수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관련된 재단에 돈을 기부한 배경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재벌 총수들이 한꺼번에 청문회에 불려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문제가 된 재단에 돈을 준 재벌 총수 가운데 기소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날 오전 질의에서 이 부회장 한 명에게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대목도 관심 있게 다뤘다.
AP통신은 "삼성의 이 부회장이 대부분의 질문을 받았다"며 "삼성의 억만장자 후계자에겐 최악의 날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한국이 스캔들과 관련해 재계 거물들을 닦달하면서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사격 조준점인 십자선(Crosshairs)에 섰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고질적인 정경유착을 꼬집는 언론들도 있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계획에 기업이 돈을 내면서 답례로 긍정적인 대우를 바라는 관행은 한국 정치에 수십 년간 뿌리박힌 것"이라며 재벌의 아낌없는 후원은 죄를 지은 총수들을 위한 대통령 사면으로 이어졌다고 청문회 일정을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의혹에 박근혜 대통령이 관여 여부에 대해 이들이 어떤 증언을 할지가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행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