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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양감면에서 AI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임열수기자

경기지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 대상이 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500만 마리를 돌파했다.

또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거나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농가는 9개 시·군 52곳으로 늘었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 포천시 영북면과 창수면의 산란계 농가 2곳, 안성시 일죽면의 산란계 농가 1곳과 보개면의 육용오리 농가 1곳, 평택시 청북면과 서탄면의 종계 농가 2곳 등 모두 8개 농가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간이검사에서 이들 농가는 모두 AI H5형 양성반응이 나왔다. 정밀검사에서 N형 항원의 유형과 고병원성 여부가 확인된다.

이들 8개 농장에서 사육중인 닭과 오리는 80만 마리로, 예방적 차원에서 전량 살처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경기지역에서 살처분 대상이 된 가금류는 56개 농가 530만 마리로 늘었다.

경기지역 전체 가금류는 5천400만 마리로 '10마리 중 1마리'가 땅속에 묻히게 됐다. 지난 20일 양주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2일간 하루에 24만 마리씩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고 있는 셈이다.

살처분 보상비는 현재까지 1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현재까지 경기도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거나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농가는 9개 시·군 52개 농가다.

AI여파…계란 수급 비상
전국적으로 AI(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해 살처분한 가금류가 급증하면서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대전의 한 대형 마트에 계란 '1인 1판'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이 매장은 계란 물량을 맞추지 못해 하루 판매량을 300판(1판 30개)에서 200판으로 줄였다. /연합뉴스

양주·포천·이천·안성·평택·화성·양평·여주 등 8개 시·군 34개 농가(예방적 살처분 뒤 확진 농가 18곳 포함)가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용인 산란계 농가 등 9개 시·군 18개 농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접수된 의심신고는 '100% 확진'으로 이어져 정밀검사 중인 농가도 확진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 방역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0일 0시를 기해 경기도 전역 산란계 농가 330곳을 대상으로 계란 출하 제한 조치를 했다. 가급적 주 1회 계란을 출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주 2회까지 출하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지역 가금류 중 산란계는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살처분한 것을 제외하면 아직 2천만 마리가량이 사육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차단방역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확산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계란의 출하를 제한하게 됐다"며 "농가 스스로 소독은 물론 차량과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는 AI가 계속 확산할 경우, 가금류를 조기에 도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AI 피해가 늘면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시장·군수 화상회의를 열고 AI 확산 방지대책을 논의했다.

조병돈 이천시장, 공재광 평택시장, 이성호 양주시장, 민천식 포천부시장(시장 직무대행)은 계란 수거차량으로 인해 AI가 확산하고 있다며 가금류 조기 도축과 장려금 지급, 주말 이틀간 이동중지, 예비비 지원, 거점 계란집하장 설치 등을 건의했고 남 지사는 중앙 정부와 논의를 거쳐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계란 수거차량, 사료차량, 분뇨차량 등 차량과 그 관련 종사자가 외부에서 철새의 분변 등에 포함된 AI에 감염된 뒤 농가를 드나드는 것도 AI 확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