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최순실 국정농단 5차 청문회가 열린다. 오늘 청문회가 관심을 끄는 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부른 최순실 국정농단 핵심인물 중 한 명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청문회를 비추어 볼 때 오늘 청문회 역시 '모르쇠'와 '오리발'로 일관된 '빛좋은 개살구'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4차까지의 청문회는 사태의 본질을 파헤치려는 의원들의 강한 의지나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 없어 빛이 바랬다. 오히려 그간의 청문회에서 주고받은 문답 형태의 내용은 최순실게이트의 주동 인물들에게 빠져나갈 해답과 구실을 만드는 준비의 무대가 됐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청문회장 의원들의 위증공모 논란도 청문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이미 맥이 빠진 상태다. 이같은 맥빠진 청문회가 언제까지 지루하게 이어져야 하는지 국민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 또 그간의 청문회 증언대에 나온 인물들 자체가 국정농단의 주변에서 보조역이나 심부름꾼에 불과한 사람들이다. 또 이들의 청문회 증언 내용은 핵심과는 거리가 먼 자기변명과 흉내 내기로 일관, 자신들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는 증언이 전부다. 이들에게서 국정농단 전횡의 핵심적인 증거나 증언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증인들은 '모르쇠'로 핵심을 모두 피해갔다. 그야말로 4차까지의 청문회는 중언부언으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진정성이나 확고한 증언을 찾아 볼 수 없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질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예컨대 최순실이 대통령과 동급이라거나 고위직 인사에 좌지우지 개입했다는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 정도가 전부다.

시민들은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국정농단을 바로잡기 위해 연일 촛불시위를 강행하고 있다. 거리의 민심이 이럴진대 증인들이 '알지 못한다', '관여한 바 없다'고 발뺌하는 일이 이어지고 유명무실 청문회가 된다면 거리의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다. 청문회도 명확한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지금 같은 중구난방식 청문회로는 국정농단의 폐해를 파헤치기는커녕 난국 해법을 찾기 힘들다. 우병우가 출석하는 오늘 청문회가 중요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오늘 청문회가 사태의 본질을 꿰뚫는 제대로 된 청문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