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말따로 처방따로예년보다 빠르고 강력해진 A형 독감 유행에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A형 독감 대유행과 수요예측 실패 등으로 백신 재고 물량이 부족해 예방접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도내 한 보건소 예방접종실 모습.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보건당국이 역대 최악의 A형독감 유행에 이어 내년 초 B형독감도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에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경기도내 독감백신 재고물량이 부족해 예방접종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도내 보건소들은 올해 고위험군에 대한 무료접종 기간이 종료됐다는 이유로 추가접종을 하지 않고 있어 무료 대상자인 65세 이상 노인 및 6~12개월 영유아조차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25일 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도내 보건소의 독감백신 재고량은 6천700도즈(6천700명분) 뿐이다. 올해 A형독감 대유행과 수요예측 실패 등으로 예년대비 재고물량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제 올해 전년 대비 2%P 오른 82%인 111만여명이 무료로 독감백신을 접종받았지만, 도내에는 아직 20만명이 넘는 무료접종 대상자가 남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6천700명분의 재고물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이미 수원·안양 등 일부 보건소들은 지난달부터 재고물량이 모두 소진돼 무료접종 대상자를 돌려보내고 있다. 또 지난주부터는 도내 대부분 보건소들이 무료접종 기간이 종료됐다며 고위험군조차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특히 도내 보건소가 보유한 독감 백신은 A형독감 2종(H1N1, H3N2)과 B형독감 1종(Victoria)의 감염을 예방하는 한 종류인 '3가'로 내년 유행이 예상되는 B형독감 예방에 취약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국내에 유행하는 B형독감은 빅토리아(Victoria)와 야마가타(Yamagata) 등 2종이지만,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해 주는 독감 백신은 야마가타에 대한 항체 생성을 하지 못해 예방효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독감백신 3가만 조달해 보건소에 보급하면서 2종의 B형독감 모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설 병원에서 접종하는 3가의 두배 가격의 4가 백신을 맞는 방법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독감 백신은 유통기한이 6개월에 불과해 도내 무료접종 대상자 수만큼의 모든 물량을 확보해 놓을 수 없다"면서 "백신 추가확보와 함께 각 보건소에서 필요 분 요청 시 적절히 배분하고 있어 대규모 물량 부족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