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등 위치 車산업 통로 역할
내년초 국토부에 사업제안서 제출
매립 가능 여부·정부 협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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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기아자동차 공장 앞 남양만에 항만을 포함한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인근에 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관련 생산공장 및 출하장이 위치해 있어 자연스레 자동차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항만을 통한 완성차 및 부품 수출입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남양만 산업단지가 지역을 넘어 국가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수출입 핵심 전진기지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26일 화성시와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9월 화성시를 방문해 남양만을 매립하고 그 위에 49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개발계획을 논의했다. ┃위치도 참조

지역사회의 오랜 숙원인 남양호 퇴적물을 준설해 이를 남양만 매립에 사용하고 선석과 산업단지를 조성해 배후단지를 포함한 항만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우선 내년 초 국토교통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남양호준설 문제는 농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지난 40년간 남양호에서 단 한 차례도 준설이 이뤄지지 않아 퇴적물이 쌓이면서 저수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비가 30㎜만 와도 인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유발해 농민들이 남양호준설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준설을 건의하는 등 지역의 고질적인 민원 중 하나다.

화성시는 현대산업개발의 계획대로 남양호 준설토를 활용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고질 민원을 해결하는 동시에 경제적 효과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화성시 내 낙후된 지역이라 평가받는 우정읍내 개발사업으로 인근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해당 지역 인근에 자리한 매향리 쿠니사격장 등이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각종 규제에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준설토가 매립토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항만을 포함한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선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농어촌공사 등 여러 정부기관과의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사업 성공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도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수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토목사업으로, 국책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게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협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라며 "우선 농어촌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 나가는 것이 사업 성공의 정도(正道)"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준비하는 단계로, 콘셉트·기관별 역할 등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된 뒤에야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여러 정부부처가 다양하게 얽혀 있어 민감한 부분이 있지만, 내년부터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록·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