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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검팀 관계자가 21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출범 한 달을 맞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5가지 쟁점 모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새해부터 본격 변론에들어가는 탄핵심판에 특검팀이 밝혀내는 새로운 혐의점들이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 대통령의 권한 남용 ▲ 최순실 등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에 따른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 언론의 자유 침해 등 헌재가 정리한 탄핵소추 사유 5가지 유형에 해당하는 부분을 동시 다발적으로 수사중이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과 관련해 삼성그룹과 국민연금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삼성의 최씨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과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의 뒤에 박 대통령을 고리로 한 대가가 있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특검팀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부터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지시를 했고 이를 청와대와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의 독대에서 '제3자 뇌물죄'를 입증할 부정한 청탁이 없었는지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한 탄핵사유 쟁점인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수사에도 돌입했다. 특검은 7시간 행적의 '열쇠'로 꼽히는 전 청와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를 두 차례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박 대통령을 '비선 진료'한 김영재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다.

'정윤회 문건' 보도에 대한 보복으로 세계일보 경영진에 정권 차원의 압박을 했다는 '언론 자유 침해' 쟁점에 대해서도 특검팀은 한 일(46) 전 서울지방경찰청 경위를 사전 접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박 대통령이 주요 공직에 최씨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혔다는 '대통령의 권한 남용' 쟁점도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전 장관, 김종 전 차관에 대한 조사로 이어졌다. 최씨가 청와대 기밀 문건을 받아보며국정을 농락했다는 '국민주권주의·법치주의 위반' 쟁점도 최씨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을 소환 조사하며 물꼬를 텄다.

법조계에선 국회 측이 이런 특검의 행보를 십분 활용하려 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특검 수사 진행 과정에서 탄핵심판 쟁점과 관련한 유리한 진술이나 단서가 나올 경우 관련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거나 진술자를 증인으로 부르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신중한 심판 진행을 요구·시도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 측도 이 같은 가능성을 의식한 듯 지난달 30일 열렸던 탄핵심판 제3차 준비절차 기일에서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며 선제 방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