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자주통일의 새국면 여는 해"로 만들겠다며 "전민족적 통일대회합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단절돼온 남북한간의 교류를 새롭게 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등 남북관계를 경색시킬만한 언급도 병행해 '통일대회합' 언급을 무색하게 했다.
김 위원장은 1일 낮 12시 30분(평양시 기준 1일 정오)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신년사 육성연설에서 "올해는 역사적인 7.4 공동성명발표 45돌과 10.4선언발표 10돌이 되는 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올해 우리는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야 한다"며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북과 남 사이 첨예한 군사적 충돌과 전쟁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대방을 자극하고 대결을 고취하는 온갖 비방·중상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제도전복과 변화에 기대를 걸고 감행되는 불순한 반공화국 모략소동과 적대 행위들은 지체 없이 중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상과 제도, 지역과 이념, 계급과 계층의 차이를 초월해 활발히 접촉하고 내왕하며 북남당국을 포함한 각 정당 단체들과 해내외의 각계층 동포들이 참가하는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통일'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 중 하나이면서 국제사회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미사일 및 핵개발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강성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날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마감 단계"라고 강조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최근 년간 수소탄의 장쾌한 뢰성과 인공지구위성의 성과적 발사를 비롯하여 련이어 이룩되고 있는 민족사적 사변들과 우리 공화국에 펼쳐진 경이적인 현실들은 현명한 령도가 안아온 빛나는 결실이었다"고 자찬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남측과 미국을 향해 "전쟁연습을 중단하지 않으면 핵무력을 중추로 한 선제공격능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남측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체제 흔들기'도 시도했다.
그는 "지난해 남조선에서는 대중적인 반정부투쟁이 세차게 일어나 반동적 통치기반을 밑뿌리째 뒤흔들어놓았다"며 "지난해 전민항쟁은 파쇼독재와 반인민적 정책, 사대 매국과 동족대결을 일삼아온 보수 당국에 대한 쌓이고 쌓인 원한과 분노의 폭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족대결에서 살길을 찾는 박근혜와 같은 반통일 사대 매국세력의 준동을 분쇄하기 위한 전민족적 투쟁을 힘있게 벌여야 한다"며 신년연설로는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실명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