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바이러스의 가족 간 감염 사례가 국내 최초로 확인됐다.
제주대 의대 이근화 교수팀은 일본 국립감염병 연구소 연구팀과 공동으로 2015년 6월 제주도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린 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남성의 아내에 대한 유전자·혈청 검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야생진드기가 옮기는 SFTS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의 2차 감염 사례만 보고됐다.
SFTS는 야생 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병으로 치사율이 30%를 넘는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1~2주의 잠복기 이후 감기 증상과 비슷하게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앓는다. 이후 설사가 나거나 근육통이 심해지고, 심지어는 의식이 떨어지는 뇌 증상을 보이다가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진드기에 물리지 않고도 분비물 등을 통해 환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이나 의료진 등에게 옮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앞서 중국에서도 가족 간 2차 감염이 보고된 적이 있다면서 의료인은 물론 환자를 돌보는 가족, 주변인 등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야생진드기 의심환자를 대할 때는 2차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