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가전제품, TV 등의 연결을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삶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IoT 기술을 제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7' 개막을 앞두고 올해 공개할 주요 제품과 혁신기술을 언론에 먼저 소개했다.
행사에는 전 세계 미디어와 전자업계 관계자 등 약 1천500명이 참석했다.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국법인 부사장은 "올해에는 삼성전자의 주요 가전제품과 TV가 IoT에 연동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스터 부사장은 "이런 서비스는 단순히 기기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음성인식, 빅데이터, 오픈 API 등의 기술을 연동하고 통합된 애플리케이션으로 간편하게 제어해 소비자들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진정한 IoT 생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를 통해 축적된 고객 정보나 제품 사용 이력 같은 빅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는 등 여러 첨단기술 간 융·복합을 통해 사물인터넷 기술의 사용 범위를 확장하고 더 혁신적인 제품·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또 1억5천만 달러(약 1천789억원) 규모의 '삼성 넥스트 펀드'를 조성해 세계 유망기술 분야, 특히 IoT와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IoT 관련 업계의 생태계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새로운 메탈 퀀텀닷(양자점)이 적용된 88형과 75형 삼성 QLED TV를 전격 공개하며 'QLED'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조 스틴지아노 삼성전자 미국법인 전무는 "오늘 무대에 올린 QLED TV는 우리의 한계는 물론 기존 디스플레이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탄생한 차세대 TV"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메탈 퀀텀닷 기술을 이용해 100%에 가까운 완벽한 컬러 볼륨을 표현하면서도 1천500∼2천 니트 사이의 놀라운 밝기를 낼 수 있다.
활성화된 디스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깊고 어두운 검은색을 구현하고, 어느 각도에서나 색의 왜곡 없이 감상할 수 있는 넓은 시야각을 확보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스틴지아노 전무는 "이 제품은 화질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강조한 TV"라며 "소비자들은 하나의 투명한 케이블로 주변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고 단차 없이 TV를 벽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을 화질 이상의 혁신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TV'라는 콘셉트 제품의 출시를 예고했다. 이 제품은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삼성 스마트 TV의 핵심 전략은 통합된 경험·개인별로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더 많은 4K HDR(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 허브를 통해 4K HDR 콘텐츠를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TV 플러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신개념 세탁기 '플렉스워시'와 건조기 '플렉스드라이'도 공개됐다.
존 헤링턴 삼성전자 미국법인 가전담당 임원은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애드워시' 세탁기의 혁신에 힘입어 냉장고에 이어 세탁기에서도 톱 브랜드로 인정받게 됐다"며 "플렉스워시, 플렉스드라이가 그 이상의 시장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플렉스워시는 상부에 3kg급 전자동 세탁기, 하부에 21kg급 대용량 드럼 세탁기를 일체형으로 배치한 세탁기다. 세탁물의 종류나 양, 시간 등에 맞춰 동시에 또는 따로따로 작동시킬 수 있다.
플렉스드라이는 상부에 소용량, 하부에 대용량 건조기를 배치해 스카프나 블라우스처럼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세탁물을 소용량 건조기에서 따로 건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기존의 음식물 관리, 가족 간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더 강화된 '패밀리허브 2.0'도 공개했다.
프레스 콘퍼런스에서는 또 스마트워치인 '기어 S3'을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신규 파트너십도 공개됐다.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인 아릭 레비와 협업해 기어 S3 아릭 레비 에디션 밴드를 선보였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스포티파이', 자동차의 연료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BMW 커넥티드' 등의 애플리케이션도 공개했다.
세계적 스포츠웨어 업체 '언더아머'와 협력해 운동·영양·수면 등 피트니스·건강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앱도 소개했다.
게임에 특화한 프리미엄 게이밍 노트북 '삼성 노트북 오디세이' 2종도 공개됐다.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고, 풀HD 광시야각 저반사 패널, 비디오 HDR 등의 기능을 갖췄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