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서민들의 밥상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하루 하루가 다른 생필품 가격 때문에 마트 가기 겁난다는 주부들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설상가상, 곧 있으면 설이다. 이제는 설물가 상승도 걱정할 처지가 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이 훌쩍 뛴 데다 달걀은 물론 채소와 갈치·오징어 등 농축수산물 값까지 무섭게 뛰었다. 설을 앞두고 물가대란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여기에 외식물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일반 음식점과 고깃집·횟집·호프집·소주방 등 음식점·술집 물가가 급등하며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서민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1∼2002년 사이 8%가 뛰어오른 이후 평상을 유지했던 외식 소줏값은 2014~2015년 2년간 3.7%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소줏값 4천원은 기본이고 일부 음식점에서 5천원을 돌파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밥(4.7%), 생선회(4.3%), 쇠고기(4.1%), 갈비탕(4%)의 외식 가격도 전년 대비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닌가 걱정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나쁘면 수요 부족 등으로 물가가 떨어져야 하지만 경기가 안 좋은데도 물가까지 뛰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일부 품목의 물가상승이 전체 공산품과 외식 등 서비스업의 본격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의견이 아직 우세하지만 최근 외식비의 급격한 상승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당국의 치밀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제 정부가 나서 가격을 통제하는 시기는 지났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가격을 억제하는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다.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수급 상황을 정밀하게 체크 한다거나 비축물량을 적절하게 공급해 물가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 등이 그런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3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특검수사 등 어려운 일도 많지만 늘 이런 혼란의 틈을 이용해 '사재기'와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유 경제팀은 이를 철저히 감시하며 물가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사설]고삐 풀린 물가 관리할 컨트롤 타워는 있는가
입력 2017-01-10 22:15
수정 2017-01-1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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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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