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척 커녕 계획조차 없어
道가 나서 음압병상 마련
최전선 보건소 충원 손놔
관리 인프라 확충 제자리
2015년 12월 메르스 종식과 함께 정부는 제2의 메르스를 방지하기 위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을 대폭 강화했다.
'국가는 감염병 연구, 예방, 전문가 양성 및 교육, 환자의 진료 및 치료 등을 위한 시설, 인력 및 연구능력을 갖춘 감염병전문병원 또는 감염병 연구병원을 권역별로 설립하거나 지정'하겠다는 조항을 신설, 지난해 4월에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하고 권역별 국공립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감염병전문병원도 설립하거나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르스 피해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에는 현재 정부에서 설립하겠다고 밝힌 권역감염병전문병원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음압병실을 갖춘 국군수도병원과 명지병원을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정해두긴 했지만, 이는 병원 내에 이미 시설이 갖춰진 곳을 중심으로 지정한 경우다.
특히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에는 음압격리병상을 65개 이상 갖추도록 했고 음압병실의 기준도 1실 1병상을 원칙으로 발표했지만, 이들 2곳 병원에 있는 10병상을 빼면, 도내에 1인실로 갖춰진 음압병실은 없다. 도립병원 중 유일하게 음압병실이 있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도 여러 명이 쓰는 다인실이라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메르스를 혹독하게 겪은 경기도가 스스로 나서 2015년 12월 '경기도 감염병관리종합계획'을 발표, 281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며 올해 분당서울대병원에 9개, 명지병원에 5개 음압병상을 새롭게 마련한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인프라 확충은 더 큰 문제다. 권역별 전문병원에 전담 전문의 5인 이상을 근무토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문병원조차 없는 상황에서 인프라는 청사진에 불과하다.
도가 감염병관리과를 신설해 역학조사관 2명을 새로 채용하고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감염내과 의사 1명을 추가로 채용했지만, 최전선 현장인 보건소 인력은 요지부동이다.
도 관계자는 "기초자치단체의 보건인력은 늘지 않아 현장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 등 중앙부처의 인력은 늘렸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을 뛰는 지역은 공무원 수 제한 등을 이유로 정원이 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공지영·신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