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물 중심 당 운영되지 않아"
"보수의 적통 자리매김 문제없다"
"반기문 입당땐 차기 지도자 확신"
대선·총선 파격적 노선 견지할듯
'5선 내공' 정치지형 큰 변화 예상


바른정당 초대 대표로 추대된 정병국(여주양평) 의원은 새누리당의 원조 쇄신파로 통한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와 함께 '노쇠정당' '수구정당' 이미지를 탈색시켜 정권창출을 이루는 성과를 이뤘지만 5선에 걸맞은 큰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영남 패권이 강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구도에선 항상 '아웃사이드'로 내몰리는 양상이 두드러졌던 그다.

정치적 기반이 약한 경기도 양평 출신으로 세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고, 개혁과 쇄신의 아이콘으로 활약하면서 '쓴소리'의 대명사로 여겨져 기득권으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아왔다.

그런 그가 한국 정치의 패거리 정치와 패권 정치문화 청산을 기치로 창당한 바른정당의 초대 대표로 추대됐다. 그야말로 '정병국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영·호남 출신도 아닌 정치적으로 기타 지역으로 몰렸던 수도권 출신으로서 차기 대선을 앞두고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표 추대이후 정 의원은 당의 진로에 대해 "어느 한 인물을 중심으로 당이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보수의 적통으로서 바른정당이 자리매김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신이 당 사무처 출신인 데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직도 수행한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당무에 밝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쇄신책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소신이 있다.

따라서 그가 대표에 취임하면 대통령 선거와 총선, 지방 선거 등 정치개혁과 개헌 등 파격적인 노선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영입에 심혈을 쏟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내 대권 주자들과 공정한 경선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 내겠다는 신념이 강하다.

그는 반 전 총장의 영입에 대해 "당적도 없이 제3 지대는 불가능하며, 설 전에 당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들어오면 기존 후보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현 상황을 치유할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끄는 상도동계 막내 출신으로서 집권에 성공한 뒤 청와대 제 2부속실장을 지냈으며, 제16대 국회 원내입성한 뒤 지난해 제20대 국회까지 내리 5선에 성공한 '내공'은 그만의 장점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서청원 의원을 제외하면 도내 최다선인 그의 정치력이 경기도 지역 정치권의 지형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그의 옆에서는 쇄신파 동지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3선의 박순자 의원을 비롯한 경기지역 색채가 강한 정치인들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창당에 앞서 23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박 의원의 선택도 정 의원의 강권이 먹힌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운 위기 속에서도 강단 있게 추진하는 돌파력과 개혁성이 오늘의 '정병국'을 만들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그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