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모터쇼에서 국내에 처음 공개된 뒤 카셰어링·렌터카 업체에만 공급돼오던 쉐보레 '볼트'(Volt)가 2월 초부터 일반인에게도 판매된다.

볼트(Volt)는 북미 시장에서는 주행거리가 개선된 '차세대 전기차(EV)'로 소개됐으나, 국내에선 내연기관이 장착됐다는 이유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최종 분류된 모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최근 이같이 결정했다.

볼트는 북미 지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주행거리를 늘린 전기차를 뜻하는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로 분류된다. 발전용 엔진을 달아 기존 전기차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를 극복한 차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내연기관이 탑재됐다는 이유로 국내법상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정부 보조금은 500만원에 불과한 수준이고, 자연히 전기차로 분류된 다른 브랜드 차량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됐다.

예컨대 기아차 레이EV와 볼트(Volt)는 전기 주행거리가 불과 2km 차이인데 보조금은 레이 EV 1천400만원, 볼트 500만원이다.

카셰어링 업체와 렌터카 업체를 통해 고객들에게 먼저 선보인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그렇다보니 볼트(Volt)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고작 40대가 팔렸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볼트는 전기차 구매 시 가장 중요한 요소인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최대 강점이다.

볼트는 기본적으로 전기모터에서 구동력을 얻는 전기차로 18.4kWh의 대용량 배터리와 이를 충전하는 역할을 하는 2개의 전기모터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89km에 이른다.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K5 PHEV 등 전기로 약 30~4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는 일반 PHEV보다 전기로만 2배 더 멀리 갈 수 있다.

서울 인근 주요 통근 지역인 과천(왕복 40km), 일산(왕복 28km), 분당(왕복 50km), 용인(왕복 85km)을 오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낮은 보조금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시판에 들어가면서 가장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볼트의 국내 판매 가격은 3천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서는 3만8천달러(한화 약 4천400만원)에 판매 중이지만, 국내 판매 가격은 4천만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전기 주행거리 등 제품 우수성을 내세워 불리한 가격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지엠은 오는 3~4월 중에 순수전기차 '볼트(Bolt) EV'도 출시할 예정이어서 두 종류의 볼트가 쉐보레 브랜드의 친환경 이미지와 높은 기술력 홍보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