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801001824400088881.jpg
16일 밤 서울 중구 장충동 2호터널 앞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종전 일제단속이 통상 오후 9∼10시께 시작해 2시간가량 진행된 것과 달리 이번 단속은 경찰서별로 시간을 정해 아침 시간대까지 밤새 계속된다. 또 단속 실적을 올리기보다 음주운전 심리 위축에 중점을 둬 30분 단위로 단속 장소를 옮기는 '스팟(spot) 이동식 단속'을 시행한다. /연합뉴스

지난해 1월 A(52)씨는 전남 목포시내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 단속에 걸렸다.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058%로 면허정지 수준(0.05% 이상)을 조금 넘어선 상태였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고모상을 당해 음복하는 바람에 음주 운전을 하게 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미 음주 운전으로 2차례 징역형을 받았고, 위험 운전 치사상 혐의 등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은 전력 탓에 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재판부는 "A씨는 대중교통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며 "음주운전의 처벌을 정함에 있어 음복을 참작할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B씨(48)씨도 2015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경찰에서 "저녁을 먹으며 반주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B씨는 벌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정식 재판 청구서엔 "제사 음복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운전했다"고 적었다.

정식 사건 심리를 진행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B씨가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음주 수치가 상당히 높은 점, 진술을 바꾼 점 등을 모두 고려해 벌금 600만원에 처한다"고 판결했다. 애초 약식명령으로 부과된 벌금액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것이다.

이들처럼 '차례 지낸 후 마신 술 한잔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운전대를 잡았다간 수백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거나 '전과'가 있는 경우 최악의 경우엔 철창 신세까지 각오까지 해야 한다.

음복 운전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음주 운전은 그 어떤 사유도 '예외'일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27일 "음복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음주 운전이 정당화되거나 처벌수준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게 기본원칙"이라며 "음주 운전은 운전자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