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설 민심을 받들어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나 각 정당들의 민생 챙기기에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새누리당의 경우, 설 민심은 힘을 합쳐 안보·민생을 챙기라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설 민심은 안보와 민생을 위해 정파를 떠나 힘을 하나로 모으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와 민생을 향한 바른 길을 걸어 나가고자 정치·정당·정책의 '3정 혁신'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완수해낼 것"이라며 "안보위기를 극복해 내고 민생현안을 최우선적으로 챙겨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을 준비 중인 원유철(평택갑) 의원은 설 연휴 동안 서울역 주변 쪽방촌, 성남 모란시장, 수원 영통 우편집중국, 노량진 고시촌, 홀트아동복지회 등을 돌아본 뒤 "국민들은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통치위기, 안보위기, 경제위기라는 미증유의 복합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이를 극복해낼 복안을 대선 출마 선언에서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설 민심은 정권교체였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간담회에서 "설 민심을 한마디로 줄이면 바꿔야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설 민심 대세론은 '정권교체' 네 글자였다. (또) 국민이 정권교체에 쓸 도구로 그래도 민주당이 쓸만하다, 기대를 걸어보자, 제대로 잘 해달라는 말씀을 많이 해줬다"고 소개했다.

당 수석대변인인 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은 설연휴 간석시장·모래내시장과 관내 지구대 및 소방서, 복지시설을 찾았다. 그는 "비선실세의 이익만을 챙기고 서민 경제는 나 몰라라 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을 주민들이 표했다"며 "우리 경제구조의 뿌리인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바른정당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서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제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설 민심은 분노와 실망, 기대가 섞여 있는 것 같다"며 "최순실 사태 이후 대한민국이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나라로 전락한 것에 대해 분노했고 민생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태어나야 한다는 기대가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국정과 민생을 안정하기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탄핵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국정이 혼란해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데에 대한 민심의 불만이 강했다"며 "빨리 탄핵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를 구축해 국가가 안정의 길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절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민심 저변에 있었다"고 전했다.

/정의종·송수은·황성규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