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인계동 나혜석거리에 손님들이 부쩍 많아지면서 상인들이 기분 좋은 새해를 맞고 있다. 편의점에서 먼지만 쌓이던 핫팩 등 방한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따뜻한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 등도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이런 특수는 지난 24일 출시한 닌텐도사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 때문이다. 포켓몬고는 미국과 유럽 등에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한국에 상륙했지만, 국내 출시 1주일 만에 700만명에 육박하는 실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포켓몬고는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의 판을 흔드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경기 남부지역 최고의 '포세권(포켓스톱+역세권)'으로 통하는 수원 효원공원 인근 상가들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효원공원 일대에 포켓몬이 다량 출몰하는 거점을 뜻하는 '포켓스톱'이 40여곳이나 밀집해 있어 130여 마리의 포켓몬이 출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 참조
효원공원 인근의 한 카페 관계자는 "지난해 설 연휴 때보다 4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며 "이왕 시작된 거 이런 게임이 많이 나와 호황이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가 지속되기 위해선 포켓몬고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에 새로운 이벤트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현종 유한대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는 "지금의 호황은 어린 시절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본 세대들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 것으로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히 수집 이외의 이벤트가 필요하다. 캐릭터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하거나 대결 등을 통해 다른 유저와 소통하는 이벤트가 적기에 들어와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이용자는 급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