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2포기만 사도 1만원 가까운 돈이 들고, 반찬거리 몇 가지를 사고 나면 5만원이 훌쩍 넘어가 장 보기가 무서울 지경입니다."
1일 수원의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나온 주부 황모(58)씨는 장을 보는 내내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설 연휴가 지나면 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농산물 가격이 연휴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통계(KAMIS)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월동 배추 기준)의 소매 가격은 지난달 26일 3천987원에서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4천8원으로 올랐다. 한 포기 2천254원 수준인 평년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다.
양배추(1포기 기준 4천971원)와 무(1개 기준 2천501원) 가격도 평년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당근(무세척 1㎏)은 같은 기간 5천780원에서 5천795원으로 15원 올랐다.
축산물인 쇠고기(한우 양지 100g 기준)는 5천482원으로 연휴 전 5천477원보다 소폭 올랐고, 돼지고기(국내산 삼겹살 100g)도 1천967원으로 연휴 전 1천866원보다 100원이 넘게 올랐다.
연휴가 지났는데도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연휴 전후 한파와 일부 지역 폭설 등으로 산지 출하가 원활하지 못하면서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이어온 농축산물 가격이 연휴 이후에도 떨어지지 않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산업체노동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동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상용 5인~300인 미만 사업체 기준)은 290만7천원으로 전년 대비 3.8%(10만7천원) 밖에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가격 강세는 수도권기상청이 이번 달에 일시적인 한파가 여러 차례 찾아올 것으로 관측한 만큼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앞으로 열흘가량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