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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부권과 서울 강남권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이 1년 지났지만 지역상권 활성화와 방문인구증가 등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7일 오후 인적이 없어 한산한 용인시 수지구 신분당선 상현역 주변 상가에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내걸려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지역 상권 활성화 기대와는 달리
'강남 가는 빠른 길' 인식만 낳아
광교·수지 등 상가 '공실률' 높아
이용객도 예상치 절반 수준 그쳐


경기남부권을 서울 강남권과 연계, 신규 역세권 탄생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게 했던 신분당선 연장선(정자~광교)이 서울로 경제력만 유입되는 '빨대효과'만 발생시키고 있다.

경기와 서울간 유동인구 및 재원의 원활한 흐름이 아닌 경기도의 서울지향 현상이 교통 이용량 및 상권 활성화 등의 데이터를 통해 드러나면서, 서울만 좋은 신분당선 연장선이 된 셈이다.

특히 추후 개통을 추진키로 한 연장선 2단계 구간(광교~호매실)은 여전히 답보 상태여서, 낙후된 서수원권 교통발전 문제도 해결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신분당선 연장선은 기존 분당선의 분당 정자부터 수원 광교까지 새로 연결된 구간이다. 개통은 지난해 1월 30일 이뤄졌다. 2019년까지는 수원 호매실 구간을 연결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에 판교부터 시작되는 경기도 노선의 활성화를 통해 역세권을 중심으로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판교·광교의 방문 인구 증가도 기대돼 왔다.

하지만 개통 1년이 지난 지금, 꿈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판교·정자·수지·광교 등 역세권 상권 모두 상가 공실이 심각한 상태이거나 상권성장이 하락세(3면 도표 참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광교에 있는 W빌딩은 준공 1년이 지난 지금도 상가 공실이 40%를 넘고 있다. 평일 낮은 황량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사람의 모습을 찾기 힘들다는 게 입주상가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경기도내 지역간 이동이나 상권 활용보다, 이 지역 주민들이 서울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수단에만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광교신도시의 한 주민은 "연장선 때문에 생활이 편리하다. 분당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도 서울 강남에서 모임을 갖곤 한다"고 했다. 수지에 사는 직장인 윤모(33·여)씨도 "수지는 잠자는 집이 있는 곳일 뿐, 생활권은 강남"이라며 "신분당선 연장선이 이런 생활을 편리하게 해 줬다"고 말했다.

기존 예측보다 연장선 이용객이 현저히 적은 것도,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다. 당초 한국교통연구원은 주중 하루 이용객을 30만명으로 봤으나, 실제 이용객은 주중 기준으로 18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연장선 2단계 구간 사업인 호매실 구간은 재정사업에서 민자사업으로 변경되면서 착공 시기조차 잡지 못해 지역민들의 민원 1순위가 됐다.

수원경실련 유병욱 부장은 "신분당선 연장선은 개통 1년이 지난 지금 당초 경제 활성화가 아닌 지역 경제를 악화시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라도 연장선 구간 지자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역세권 활성화 등 지역상권을 되살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