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2.jpg
포켓몬고 GPS 조작 등 꼼수 속출 /포켓몬고 홈페이지 캡처

지각 출시에도 국내에서 열풍을 몰고 온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포켓몬GO)가 부정행위 등 꼼수가 속출하고 있다.

정상적으로는 발품을 팔아서 야생 포켓몬을 잡고, 포켓스톱에서 아이템을 얻고, 알을 부화하고, 체육관에 찾아가 배틀을 벌여야 하는 게임이 GPS 신호 조작, 자동 사냥, 계정 거래 등 온갖 '꼼수'가 등장했다.

작년 7월 출시된 후 외국에서도 이런 비정상적 이용 사례가 있었지만 남과 비교하는 경쟁 심리가 매우 강한 한국에서 꼼수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꼼수를 부리다가 계정 정지(밴) 등의 제재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제재를 피하는 방법도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라오며 부정행지를 부추기고 있다.

가장 흔하게 나오는 꼼수는 GPS 신호를 조작하는 앱을 이용해 위치를 속이는 것이다.

한국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GPS 조작', 'GPS fake', 'GPS 변경' 등 검색어를 입력해 보면 수십 개의 GPS 조작 앱이 나오며, 게이머들은 이를 이용해 GPS 신호를 조작할 수 있다.

특히 돌아다니는 것이 귀찮거나 지구 반대편으로 '순간이동'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나오지 않는 희귀 포켓몬을 사냥할 수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거의 모든 주요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포켓몬고 역시 이런 부정행위를 적발해 제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GPS 조작이 의심되는 '위치의 순간이동'이 발생하면 '소프트 밴'(soft ban)이라고 불리는 게임 내 메커니즘이 작동해 일시적으로 게임 진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며, 수상한 활동이 계속되면 계정이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잠겨 버릴 수도 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정상 사용자가 집 근처에 있는 체육관을 부정 사용자에게 뺏겨서 억울하다며 나이앤틱랩스에 신고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akr20170206175800017_05_i.jpg
포켓몬고 GPS 조작. 사진은 포켓몬고 GPS 조작 앱(Fake GPS) 작동 화면

이러한 정보를 아는 유저들은 "외국 위치로 GPS 조작을 하지 말고, GPS 조작 할 때는 사람이 걷는 속도 이하로 천천히 조작해야 한다"는 등 제재를 피하기 위한 팁이 알려져 있다.

또 자동으로 게임 플레이를 하는 봇(bot)을 이용해 레벨을 올리는 사례도 있다. 무료 봇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도 있다.

다만 이런 봇을 이용하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매우 커 사용자는 유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정상적인 포켓몬고 설치파일로 위장한 악성 코드도 꾸준히 발견돼 사이버범죄로 악용되고 있다.

포켓몬고는 다른 온라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계정 키우기'나 아이템 획득을 전문으로 하는 이른바 '공장'에 맡기거나 포켓몬고 계정 자체를 사고, 파는 경우도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포켓몬고가 미국 등에서 출시된 작년 7월 이후 인터넷 게시판이나 이베이 등에는 계정 거래를 제의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외국의 게임 계정 거래 사이트에서는 희귀 포켓몬이 많은 '만렙'(가능한 최대치 레벨) 계정이 1만 달러(1천100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희귀 포켓몬 중 하나인 망나뇽 위치 도감이 올라오면서 GPS 조작 유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국 희귀 포켓몬과 국내 계정 거래가 더 활발해지면 부정 이용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런 부정행위 성행이 결국 포켓몬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도 아이템을 만들어 팔려는 '공장'이 생기고 봇 등을 이용해 레벨을 올리는 사례가 흔했다"며 "이런 행위가 만연하다 보면 결국 게임 내의 '공정한 경쟁'과 게임 밸런스를 무너지면서 일반 게이머들이 정상적으로 게임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