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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 상반기 대기업들의 공채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술렁이고 있다.

경기침체와 '최순실 게이트' 여파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쉽사리 채용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일부는 채용 인원을 전보다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SK그룹만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8천2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뿐이다.

대기업 입성을 바라는 취준생들은 애가 닳겠지만, 당장 올 상반기만이 아니라 채용 트렌드 자체가 달라지는 것인 만큼 무작정 대기업 공채만 고집하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9일 채용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공채가 시작되는 3월과 9월은 채용시장에서 이른바 '취업시즌'으로 불렸지만, '비수기'였던 7∼8월, 12월 채용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해 채용 계획을 정한 업체 396곳의 일정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경우 3월(29.21%)과 9월(49.12%)에 채용을 시작하는 곳의 비중이 컸지만, 비수기인 7월(28.57%)과 12월(33.33%)에 뽑는 곳도 많았다.

중견기업들의 채용 일정은 6∼7월에 다소 몰려있긴 하지만, 대체로 연중 고르게 분포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채용 경쟁을 최대한 피하려는 듯 연초인 1∼2월에 잔뜩 몰렸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채용 시기가 연중 고루 분포되는 경향이 지속한다면 중소기업의 채용 시기도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용방식 역시 기수별로 대규모로 뽑는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말 기업 37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보면 수시(61.9%), 공채·수시 모두(25.1%), 공채(13%) 순으로, 수시채용이 공채보다 많았다.

사람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기업이 먼저 공고를 내고 채용이 끝나면 중견,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었다"며 "이제는 대기업들은 공채를 줄이고 인재를 선점하려는 알짜 중견기업들이 일찍부터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으로서 공채의 장점으로는 직무 순환 등으로 인력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 번에 많이 뽑기 때문에 기본 경비를 절약할 수 있고 대규모로 인력을 수급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렇게 뽑은 인재의 직무 적응력과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중도 퇴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회사에도 손실이다. 이는 직무중심의 채용이 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사람인 관계자는 "취준생들은 자신과 잘 맞는 직무를 찾아 평소 잘 준비해두고, 자신과 잘 맞는 기업이 나오면 적극 지원하는 것이 좋다"며 "수시채용은 공채보다는 정보를 얻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대학 취업 게시판과 포털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