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서울 도심의 대규모 촛불 집회 및 태극기 집회를 주시했다.

수석 비서관들을 비롯한 주요 참모들은 주말인 이날도 전원 출근해 집회동향을 살펴봤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내달 초 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따라 탄핵 찬반집회가 세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청와대에서는 물리적 충돌 가능성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주말 집회에서 양측이 충돌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면서 "그런 사태가 없도록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촛불·태극기 집회 자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뭐라고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신중한 반응은 특정 세력을 옹호할 경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데다 헌재의 탄핵심판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 측은 내부적으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집회 참석 인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탄핵 관련 여론의 변화 차원에서 의미 있게 보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보수성향 인터넷TV와의 인터뷰에서 "촛불시위 두 배도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이 참여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면서 태극기 집회를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다음 주 중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를 앞두고 이날도 관저에서 법률적 대응 준비에 주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