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가 확실치 않아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유입됐다는 가설까지 제기됐던 연천 A형 구제역(경인일보 2월 9일자 1면 보도)이 최근 베트남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해외 유입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농장주가 지난해 9월 베트남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13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경기도 구제역·AI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연천군 군남면의 젖소 농가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베트남의 소·돼지에서 발생한 구제역과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99.8% 일치했다.

'아시아(ASIA) 동남아시아(SEA) 97' 타입으로 불리는 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미얀마·베트남은 물론, 지난 2013년 중국에서 발병하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창궐한 바 있다. 게다가 해당 농장주 A씨가 지난해 베트남을 직접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구제역 바이러스 유입경로를 확인해야 하는 가설이 또 하나 늘었다.

S우유 조합원인 A씨는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찌민을 방문해 축산인 교육을 받았다. 당시 베트남에는 A형 구제역이 창궐하던 시기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상온에서 2~3개월까지 생존하고, 기온이 낮거나 응달인 곳에서는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농장주가 전파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베트남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는 축산 관계자가 가축 전염병 발생국을 방문했을 때 필수적으로 받도록 돼 있는 공항에서의 소독절차는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아시아(ASIA) 동남아시아(SEA) 97' 타입 바이러스는 소(84건)와 돼지(3건)에서 모두 발생돼 도는 소-돼지 간 교차감염을 막기 위한 방역대책을 펼치고 있다.

/오연근·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