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예연구사 선발 과정에서 일부러 지인을 채용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전 과천국립현대미술관장의 항소가 기각됐다.

수원지법 형사3부(부장판사·이종우)는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정형민 전 관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정 전 관장은 지난 2013년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공개채용 업무를 총괄하면서 자신의 지인 2명을 부당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관장은 서류전형 심사에서 지인 A씨가 합격 대상자에 들도록 인사 담당 직원에게 직접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면접전형 심사에 참관해 A, B씨에게 예정된 시간보다 10분씩 더 할애하는 등 다른 면접자들과 차별을 둔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A, B씨는 그해 학예연구사(공무원 6급 상당)로 각각 임용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에 대해 악감정을 갖고 있던 문광부 모 직원이 관장직에서 자신을 해임하려고 사건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으로 합리적 의심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임용권자로서 지위를 이용해 국가공무원 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황준성·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