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수도권 초고화질(UHD) 본방송이 3개월 늦은 오는 5월 31일 시작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지상파 3사의 UHD 방송국 운용개시일 연기 요청안에 대해 이같이 조정하고 의결했다.

UHD(화상도 3840×2160) 방송은 지금의 고화질(HD·1920×1080) 방송보다 4배 선명한 화면과 입체적 음향 등을 제공하고, 다양한 쌍방향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지상파 3사의 UHD 본방송을 허가하면서 수도권은 세계 최초인 올해 2월, 광역시는 올해 12월, 나머지 시·군 지역은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상파 3사는 "UHD 송신-중계-수신 전 과정의 장비 정합성 테스트 기간, KBS의 장비도입 지연 등을 감안해 UHD 본방송 개시를 9월 3일로 늦춰달라"는 의견서를 지난해 말 방통위에 제출했다.

방통위는 이후 방송사 준비상황 점검, 미래창조과학부 자문 등을 거쳐 준비된 방송사부터 순차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3사가 동시에 방송을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에서 공동 개국하도록 결정했다.

또 개국 시점은 방송장비 검증 기간 등을 고려해 KBS가 장비를 구축하는 4월 말부터 1개월 후인 '5월 31일'로 정했다.

방통위는 3사로 하여금 이달 28일부터 시험방송을 시작해 기술적 정합성 등을 점검한 뒤 정상적인 본방송을 개시하도록 했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이날부터 민관합동 'UHD 준비상황 점검단'을 구성해 본방송 개시에 차질이 없도록 각사의 준비상황을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작년 허가 심사 때 3사 모두 '(2월 개시) 일정에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며 "기술적 문제가 사전에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UHD는 지상파가 새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니만큼 3사가 본방송 개시 이후 협업을 통해 서비스 수준을 차근차근 높여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의 5월 31일 UHD 개국이 또 지연되는 경우 허가조건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UHD 시험방송이 시작되면 이달말이나 내달 초 출시되는 북미식(ATSC 3.0) UHD TV가 있어야 시청할 수 있다.

국내에 이미 판매된 유럽식 UHD TV를 산 소비자들은 전송방식을 변경해주는 5만∼6만원 상당의 단말기를 별도로 부착해야 한다.

UHD로 제작된 프로그램도 올해에는 전체의 5% 정도 편성되고, 이후 매년 5%씩 확대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