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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번째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16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대표 칼잡이'들을 내세워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맞서 삼성 측은 대형 로펌과 자체 법무실, 형사전문 변호사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검토해 '철벽 방패' 구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검찰 출신인 양재식(51·21기) 특검보를 필두로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수사팀장과 '대기업 수사통' 한동훈(44·27기) 부장검사를 전격 투입하는 등 총 5명을 법원에 보냈다.

기업 관련 수사를 이끄는 윤 팀장과 한 부장검사가 특검 수사 시작 이후 영장실질심사 법정에 직접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8일 이 부회장의 첫 영장심사 때는 양 특검보와 부부장검사 이하급 검사 3명이 참여했다.

그만큼 특검 측이 이번 영장심사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증이다.

윤 팀장은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 1·2과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검찰의 대표적인 특수수사 부서를 거친 '특수통'이다.

2013년에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팀장으로 진두지휘했으나 '항명 파동'에 휘말려 수사 일선에서 배제됐다. 한직을 맴돌던 그가 이번 특검을 통해 일선에 복귀하면서 큰 관심이 쏠렸다.

한 부장검사는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사건 등 사회적 관심을 끈 대형 기업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에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초대 부장을 맡았고, 지난해 대검 중수부의 후신 격인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비리를 파헤쳤다.

이번 특검에서도 대기업 수사의 핵심으로, 이 부회장의 피의자 조사를 직접 맡았다.

평검사로는 이 부회장을 조사했던 김영철(44·33기) 검사와 같은 팀 박주성(39·32기) 검사가 참여했다.

이 부회장 측에서는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를 주축으로 사활을 건 방어에 나섰다.

판사 출신 송우철(55·16기), 문강배(57·16기) 변호사가 대표주자다.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법률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자리인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에 이어 수석재판연구관을 내리 맡아 대법관들의 사건·법리 검토와 재판을 보좌하는 재판연구관실을 이끌었다. 2013년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끝으로 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했다.

문 변호사는 'BBK 사건' 정호영 특검팀에서 특검보를 맡은 바 있다. 윤석열 팀장과 서울대 79학번 동기이자 절친한 사이로, 이번 사건을 맡으면서 그와의 인연이 주목받기도 했다.

이들 외에 서울중앙지검,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파견, 대전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친 이정호(51·28기) 변호사 가 참여했다.

고검장 출신 조근호(58·13기) 변호사도 가세했다.

검찰 재직시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혔던 조 변호사는 대통령 민정비서관, 서울지검 형사2부장·5부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대검 공판송무부장, 대전지검장, 부산고검장,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과학수사 및 범죄정보 처리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포렌식학회 회장이며 행복마루 대표변호사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의 성열우(58·18기) 팀장(사장)이 이끄는 미래전략실 법무팀도 '물밑 지원'했다.

특히 영장 재청구에 맞서 삼성 측은 주요 로펌과 개인사무소를 포함해 다수의 형사사건 수사·재판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특검 법리에 관한 의견을 깊이 있게 청취·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다중 지성' 방식으로, 이를 통해 특검 측이 추가 수사를 통해 여러 정황을 보강했지만, 기본적으로 뇌물 법리 구성에 취약점이 있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