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구속된 비상상황인데도 고위 공직자의 음식접대, 수뢰, 음주 운전, 늦장 행정 등 공무원 품위를 저버린 사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홍 시장은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오다 지난해 12월 30일 징역 3년에 벌금 5천8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시장이 구속 직전 승진 인사한 A(55·4급) 국장은 지난 16일 오후 1시께 문산읍의 한 식당에서 업무 관련 업체 관계자들과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중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 소속 감찰반에 적발돼 20일 조사를 받았다. 감찰반은 식사 자리를 하게 된 경위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7일에는 파주시청 산하 시설관리공단 이모(55·행정 4급) 씨가 뇌물수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구속됐다.
이씨는 시설공단 소속 운전기사와 미화원 등을 민간위탁 방식으로 전환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지난달 초 민원인에게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다.
지난해 12월 19일에는 7급인 시청 직원 D씨가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D씨는 당시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75%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시 징계위원회에서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2일 산림농지과 직원들은 적성면 어유지리 군부대 내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의심 신고를 접수하고 시료를 채취했으나 2주일이 지난 뒤에야 연구소로 보내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파주시는 이달 2일 경기도의 재선충병 감염 사실 발표 뒤 부랴부랴 대책회의와 긴급방제를 하는 등 소란을 떨었다.
시는 그러나 이 같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분' 대상이 아니면 대부분 '경징계'에 그쳐 공직기강 확립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들은 "시장이 구속된 상황에서도 공무원들은 '제 할 것 다하고 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직기강 해이와 도덕 불감증이 우려된다"며 "바닥 모르고 추락한 파주시 공직사회의 도덕성을 되찾기 위한 자정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장 권한대행 김준태 부시장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행동은 시정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시민들께 큰 실망감을 드린 심각한 사안"이라며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