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화옹지구가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당장 이곳에서 진행 중이던 에코팜랜드 사업이 좌초위기를 맞은 가운데(2월 20일자 1·3면 보도) 화성시가 서해안 관광자원을 활용해 구축하려던 '서해안 해양 관광벨트'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동시에 군공항 이전이 성사될 경우 기존 군공항이 위치해 있는 수원 장지동 일대와 예비이전후보지인 화성 화옹지구 일대에 '미니 신도시'급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개발사업자들의 선점 경쟁도 벌써 불붙고 있는 모양새다.

관광사업엔 적신호, 도시개발엔 청신호가 켜지면서 군공항 이전을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셈법 역시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화성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채인석 화성시장은 풍부한 해양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오는 2019년까지 서해안 해양 관광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말 둘레길과 전곡항~궁평항을 잇는 황금해안길, 국화도 해안산책로를 조성하는 한편 캠핑장·스카이워크 등을 갖춘 궁평항 관광단지, 국립수목원과 연계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국내 최대 유소년 야구장 화성드림파크, 백미리 갯벌·농촌체험마을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관광지는 대부분 수도권 주민들이 주말에 쉽게 찾을 수 있는 휴식·여가 공간 조성을 테마로 잡고 있지만, 화옹지구가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사업 자체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항공기 굉음이 울려 퍼지는 곳에 누가 마음 편히 쉬러 오겠냐는 얘기다.

시 관계자는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궁평항 관광단지 내 캠핑장, 해안 산책길 모두 삶에 지친 도시민들이 조용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려는 건데, 군공항이 화옹지구에 들어서면 불가능해진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해안 관광사업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개발사업자들은 이번 군공항 이전을 개발호재로 보고 일찌감치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수원시는 기존 군공항 부지개발에 대한 민간사업자 선정과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지난해 초부터 진행하다가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이 지연되면서 그해 10월 중단했는데, 지난 16일 국방부가 화옹지구를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이 연구용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원시가 기존 군공항 부지 및 이전부지 주변에 대한 개발계획을 확정하기 위해 LH와 업무협약을 맺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경기도시공사는 지난 14일 공사 내부에 군공항 이전 지원단을 발족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사업은 경기도가 중심이 돼 수원·화성 간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 도시공사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상록·신선미·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