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가 화성 화옹지구로 선정되면서 그간 추진돼 오던 에코팜랜드가 좌초위기에 놓이게 됐다. 국방부가 화옹지구를 군공항 후보지로 선정하기 이전에 이같은 주변여건을 심사숙고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국가안보와 지역사업이 맞물려 양자간에 적지 않은 갈등과 불협화음이 불가피한 상태다. 설사 군비행장 이전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에코팜랜드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서지 않을 경우 국가적 손실도 클 수밖에 없다. 면밀한 환경영향 평가와 이에따른 사전 대책이 범국가적으로 마련되지 않는 한 마찰이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2006년부터 화옹지구 768㎡에 진행돼 온 에코팜랜드 사업은 총사업비 5천476억원 가운데 이미 지난해말까지 1천578억원이 투입됐다. 간척지 활용과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 개발사업이다. 에코팜랜드 사업은 농업·축산·관광이 어우러진 국내 최대의 축산복합시설이다. 에코팜랜드가 완성될 경우 이곳엔 8천400여마리의 우량 송아지 생산·공급기지와 말산업 대규모 조련단지가 조성된다. 또 종자개발 연구단지도 들어서게 된다. 이미 이곳엔 화성시가 건설한 대규모 유리온실이 준공돼 있는 상태고 연말까지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문제는 군공항 이전 후보지와 친환경축산단지인 에코팜랜드의 거리가 화성호를 가운데 두고 직선으로 단 1㎞도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투기 이·착륙시 굉음으로 인한 가축유산 등 피해는 물론 종자개발에 쓰이는 식물도 소음에 민감해 그로인한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농우바이오도 종자단지 건설계획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농·축·관광산업 육성을 목표로 10여년간 추진돼온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될 처지다. 수원시가 5천억원에 이르는 개발이익을 화성시에 지원하겠다는 발상과는 별개의 문제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사업을 장기안목 없이 시류에 밀려 대처해온 정부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극대화를 위한 장기적인 대안없이 즉흥적인 정책입안이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이다.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