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한강 인근에서 발견된 쇠기러기 폐사체에서 나온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진됐다.

서울시는 국립환경과학원 검사 결과 이 폐사체에서 검출된 H5N8형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최종 판명됐다고 21일 밝혔다.

이 바이러스는 전북 김제 농장과 전북 순창·전주·고창 등지의 야생 조류에서 발견된 바 있다.

서울 시내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것은 지난달 뿔논병아리에서 나온 H5N6형 바이러스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시는 폐사체 발견지 반경 10㎞ 이내를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정하고, 이 지역 가금류의 반·출입과 가축 분뇨 등 이동 제한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강남구, 송파구 등 14개 자치구가 포함된다.

이 지역에는 37곳에서 가금류 724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 가운데 닭이 509마리고, 동물원에서 기르는 기타 조류가 215마리다.

다만, 서울은 농장 형태가 아닌 자가소비나 관상용으로 소규모로 닭을 기르는 만큼 사람이나 차량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는 하지 않는다.

닭은 폐사체 발견일 기준 7일 뒤인 22일 임상검사를 해 이상이 없으면 이동 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

다른 가금류는 14일 뒤인 다음 달 2일 보건환경연구원 가축방역관을 보내 임상·혈청검사를 하고, 이상이 없으면 이동 제한을 해제한다.

시는 "이 쇠기러기는 15일 귀가하던 시민이 새가 날다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신고한 것"이라며 "관할 광진구가 신고 즉시 현장에 출동해 사체를 수거하고 해당 장소를 소독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쇠기러기 발견지가 야생 조류 서식지가 아닌 데다 신고 즉시 수거해 감염이나 확산 위험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발견지 인근에 대해 별도로 이동 통제 조치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의 안전을 위해 이 지역과 한강 산책로에 대해 24일까지 살수차와 방역차를 동원해 집중적으로 소독한다.

시는 앞으로 철새가 북상하는 시기가 되면 야생조류 폐사체가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철새도래지에 대한 출입 통제·소독·예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는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면 만지지 말고 즉시 서울시 120다산콜센터나 시 AI 재난안전 대책본부(☎ 02-1588-4060)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