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입주일 연기로 경인지역 입주거부·난민발생 속출
하자 집단소송 사회적문제 "사용승인전 지자체 감리 철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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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한 가정의 전(全) 재산일 수 있다. 그래서일까? 공동주택을 분양받을 때면 누구나 장밋빛으로 채색된 꿈을 꾼다. 하지만 최근 경인지역 곳곳에서 장밋빛이 흑빛으로 바뀌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부실시공'을 주장하며 스스로 입주를 거부하는가 하면, 시공사의 입주일 연기에 따라 난민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가장 큰 이유로는 시공사의 공기예측 및 품질관리 실패 등이 꼽힌다. 와중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는 품질검수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요식행위'로 전락하며 품질보증을 방증하는 역효과만 내고 있다.

3회에 걸친 기획보도를 통해 공동주택 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수원 광교지구의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의 사전점검에서 부실시공 정황이 여럿 발견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입주거부' 의사를 밝히며 집단 반발하자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입주예정일을 15일 앞두고 사용승인 신청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입주예정자들은 수원시에 감리사 고발을 요청하는 한편, 대림산업에 책임 있는 대안 제시를 촉구하고 있다.

# 같은 기간 사전점검을 진행한 화성 동탄2신도시의 '부영 사랑으로' 입주예정자들은 공사판을 방불케 하는 현장에서 누수·균열 등의 정황을 확인하곤 시공사인 부영 측에 입주시기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부영 측은 입주 등 추후 일정을 계획대로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화성시는 '입주자 동의'가 있어야 사용승인을 해주기로 했다.

# 인천 논현동의 '한양수자인아르디에테라스'의 입주예정자들은 당초 지난해 12월 입주예정이었지만, 시공사인 명주산업개발이 '미시공'을 이유로 3차례나 입주를 연기해 난민생활을 하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사전점검이 예정돼 있지만, 옥상 방수처리가 돼 있지 않은 등 여전히 미시공된 부분이 많아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입주를 앞둔 공동주택의 시공사가 공기예측에 실패하며 입주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입주예정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계절적 요인 등 변수가 발생하면서 시공사가 공기 및 품질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변수가 발생하면 품질 유지를 위한 공기 연장이 필요한데, 이럴 경우 시공사는 하도급 업체 계약연장·세대별 피해보상 등 천문학적인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이에 시공사가 공기와 품질 사이에서 저울질하다가 결국 둘 다 놓친다는 것이다.

또 시공 단계에서 품질 관리가 미흡할 경우 추후 거대한 하자분쟁이 발생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단순 하자분쟁을 넘어 집단 소송전으로 번질 경우, 해당 공동주택 이미지 손실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사태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행정적 비용이 낭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하자분쟁 접수 건수는 지난 2010년 69건에서 지난해 3천880건으로, 56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최근 가장 많은 문제점으로 낙인찍힌 건축 부분이 82%나 돼 기계(10%), 전기(5%), 토목·조경(3%) 부분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용승인 전에 법적 승인권자인 지자체가 철저한 감리를 통해 하자 분쟁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