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가 유정복 인천시장의 연두 방문행사를 사실상 거부하고 나서면서 인천시와 남동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남동구는 유정복 시장 연두 방문행사의 조건으로 남촌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남동공단 주차장 등의 해결을 내걸고 있다. 이들 조건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유정복 시장의 연두 방문행사를 열 수 없다는 것이다.

남동구의 한 관계자는 "남촌산단 문제와 남동공단 주차장 문제는 그전부터 여러차례 해결을 건의했지만, 시가 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시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주민들을 들러리 세우고 행사성으로 자리를 갖는 게 맞느냐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잠정적으로 오는 23일을 남동구 연두 방문예정일로 잡아놨던 인천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남동구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천시는 "시장 연두 방문이 구 현안해결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라며 특정 조건을 내걸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연두 방문의 경우 시 간부공무원과 주민 간 토론·대화의 자리를 확대해 단순한 행사가 아닌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남동구가 내세우는 조건은 인천시의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 이전사업에도 적용되는 상황이다.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 이전을 위한 절차 중 하나로 남동구의 건축허가가 필요한데, 남동구가 이들 조건을 내세우면서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인천시는 남동구가 엉뚱하고 무리한 요구로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천시는 남동구와 시장 연두 방문일정을 다시 한 번 조율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화의 조건으로 특정 사안의 해결을 전제로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남동구 주민도 시민이다.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