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모임에서 반주를 곁들인 박모(40·고양)씨는 자녀를 데리러 가던 중 음주단속 현장을 발견, 불법 유턴을 했고 뺑소니 사고까지 저질렀다. 하지만 정작 혈중알코올 농도는 단속 수치 미만. 순순히 응했다면 훈방 수준이었는데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산동부경찰서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및 도로교통법상 난폭운전 금지 위반 혐의로 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9일 오후 10시 25분께 고양시 일산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경찰의 음주단속 현장이 멀리서 보이자 유턴한 뒤 600ｍ가량 역주행해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했다.

박씨는 달아난 지 30분이 지나 사고현장으로 돌아와 음주단속 경찰관에게 범행을 자수했다. 하지만 측정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8%로, 훈방처리 건이었다. 제풀에 놀란 박씨는 결국 난폭운전으로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과 뺑소니 상해사고로 '1년 이상 징역 또는 500만~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기 위해 불법 유턴 등을 할 경우 오히려 더 큰 사고를 야기할 수 있고, 처벌도 가중될 수 있어 단속에 순순히 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준성·김우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