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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사건의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됐다가 추방된 북한 국적 리정철이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뒤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격앙된 표정으로 발언하고 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인 북한 국적의 리정철(46)이 귀국길에 베이징(北京)에 머물면서 일본 NHK와 인터뷰를 갖고 말레이시아 당국이 자백을 강요했다면서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김정남이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 공격을 받아 숨진 뒤 나흘만인 17일 말레이 경찰에 체포됐던 리정철은 이달 3일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후 추방돼 베이징에 체류하는 와중에 이런 인터뷰에 응했다.

리정철은 석방 당일 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항공편에 탑승해 그 다음날인 4일 새벽 도착한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데 이어 이번에 NHK에 모습을 드러냈다.

말레이 당국이 리정철의 경우 범행에 연루된 게 맞지만 증거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풀어줬다고 밝힌 가운데 리정철의 이런 태도는 말레이 당국의 김정남 암살사건 수사가 부당하다는 걸 강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6일 NHK에 따르면 리정철은 전날 베이징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남과 관련해선 "알지 못한다"면서 "(말레이시아 경찰에) '나는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날조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경찰에) '너희가 나를 여기까지 끌고와서 자백하라고 했다. 죄없는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보상하라'고 했다"고도 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에서 근무 중으로 돼 있던 기업에서 실제 근무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하려했던 사업과 (현지) 회사의 사업내용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후에) 비누 재료를 북한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 경찰이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현지의 북한 대사관 소속 2등 서기관 현광성에 대해 "내 아파트 주위에 살고 있어 인사정도 하는 사이다. 면식만 있었다"며 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 조처한 것에 대해 "모략극의 연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조사를 받던 중 노래를 부르면서 견뎠다"고 말하면서 인터뷰 도중 "내 마음 어디로 갈까…그리운 장군 별님께"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르는 돌발행동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4일 베이징 소재 북한대사관에서 담장 철망을 사이에 두고 취재진에 "공화국(북한)의 존엄을 훼손하는 모략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날조된 증거'로 김정남 살해를 자백하라고 강요했다. 경찰이 휴대전화 통화 이력과 독약을 싼 종이, 가족 사진을 제시하며 압박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연합뉴스